나이가 들면서 갑자기 오른쪽 옆구리에 통증이 느껴지면 불안해지기 쉽습니다. ‘혹시 큰 병이 아닐까’ 하는 걱정에 여기저기 검색도 해보고 주변에 물어보기도 하시죠. 이 글에서는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들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증상을 통해 의심할 수 있는 상황들을 알고 평소에 몸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시면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 의심되는병 8가지
1. 간염
간은 복부의 오른쪽 상단에 위치하며 대사, 해독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간에 염증이 생기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소화 장애가 생기며, 해당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간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지만, 알코올이나 약물, 자가면역 반응, 대사성 질환(예: 윌슨병)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A, B, C, D, E형 등 여러 유형이 있으며, 급성 간염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증상이 나타나고 회복될 수 있지만,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간염으로 분류됩니다. 급성기에 흔한 증상으로는 발열, 두통, 관절통·근육통, 메스꺼움·구토, 식욕부진 등이 있고, 소변이 짙어지고 피부와 눈의 황변(황달)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심해지면 간부전, 복수, 가려움, 간성뇌병증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부 급성 간염은 완치되지만 만성 간염으로 남는 경우 지속적 피로나 간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있으면 혈액검사 등으로 정확히 평가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골반염(PID, 골반 염증성 질환)
여성의 경우 생식기 계통의 염증이나 배변 관련 문제로 인한 하복부 통증을 옆구리 통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궁경부의 세균 감염이 치료되지 않고 상행하면 자궁내막, 난소, 나팔관 등으로 퍼져 골반 염증성 질환이 될 수 있습니다.
골반염의 주된 원인균으로는 임균(Neisseria gonorrhoeae)과 클라미디아(Chlamydia trachomatis)가 꼽히며, 그 외에도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일부 연쇄상구균 등이 관여할 수 있습니다. 이들 병원체는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은 복부 불편감, 발열, 자궁경부나 난소·나팔관 부위의 통증, 비뇨생식기 증상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때로는 명확한 증상이 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의심되면 진찰과 적절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3. 급성 맹장염(충수염)
맹장은 대장의 한 부분에 붙어 있는 주머니 형태의 기관으로, 충수에 염증이 생기면 초기에는 배꼽 주변이나 상복부에 둔한 통증이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오른쪽 아래 복부(옆구리 및 골반 쪽)로 통증이 옮겨 옵니다. 구역감, 구토, 변비 또는 설사, 복부 팽만감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충수염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심한 복통을 유발하며, 다른 위장 질환과 혼동되기도 합니다. 조기 진단되면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해결될 수 있으나, 진단이 늦어지면 충수가 파열되어 복막염 같은 중대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니 의심될 때는 빠른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4. 신우신염(신장 감염)
세균이 요로를 통해 상승하거나 혈류를 통해 신장에 도달하면 신장에 염증이 생겨 심한 옆구리 통증과 전신 증상(발열, 오한, 근육통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은 해부학적 특성 때문에 방광염이 신우신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남성보다 높습니다.
요로 삽입 기구(카테터)나 방광경 검사, 요로 폐색·역류 등의 병력이 있으면 감염 위험이 높아집니다. 증상으로는 요통(측복부 통증), 발열, 오한, 두통, 구역·구토, 전신 권태감, 배뇨 곤란 또는 잔뇨감 등이 보고됩니다.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반복적이거나 만성화되면 신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5. 근육성 통증(근골격계 원인)
옆구리 통증이 단순 근육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도한 운동, 무리한 근력 사용, 잘못된 자세의 오랜 유지 등으로 인해 허리 주변 근육이나 인대에 부담이 가면 통증이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근육통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휴식과 보존적 처치로 수일 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세 불균형이나 체중 분포 이상 같은 원인이 반복되면 통증이 만성화될 수 있으니 생활습관이나 자세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물리치료, 스트레칭, 체중 관리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급성 염좌나 외상으로 인한 경우 냉찜질로 부기와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6. 요로결석(신장 결석·요관 결석)
소변 속에 있던 물질들이 결정화되어 작고 단단한 결석을 이룰 때 신장이나 요관, 방광 등 요로 어느 부위에든 생길 수 있습니다. 결석은 요로의 통로를 일부 또는 완전히 막아 옆구리에서 시작해 복부와 서혜부, 성기 부위까지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통증은 보통 간헐적으로 매우 강하게 나타나며, 구역·구토, 혈뇨(소변에 피가 섞임), 배뇨곤란 또는 빈뇨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작은 결석은 자연 배출되는 경우가 많지만, 결석의 크기나 위치, 동반 감염 여부에 따라 약물치료·체외충격파쇄석술·내시경적 제거 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심한 통증이나 고열, 맑지 않은 소변(고름)이 보이면 응급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니 즉시 의료기관을 찾으십시오.
7. 디스크(추간판 탈출증) 관련 통증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하거나 퇴행성 변화로 신경을 압박하면 허리·둔부·옆구리 및 하지로 이어지는 통증이나 감각 이상(저림, 약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요추(허리) 부위의 디스크 이상이 요통과 방사통(다리로 내려가는 통증)의 흔한 원인이지만, 흉추(등 중간 부위)의 문제도 옆구리나 흉부 앞쪽 통증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운동 중 급작스러운 충격이나 반복적 무리, 낙상 등이 발병 요인이 될 수 있고,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도 영향을 줍니다. 신경학적 증상(다리 힘 빠짐, 배뇨·배변 장애 등)이 동반되면 즉각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초기는 보존적 치료(휴식, 물리치료, 약물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신경학적 악화가 있으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8. 담적(담적출)·담낭 관련 이상
전통적으로 ‘담적’이라 표현되는 상태는 위장 내 음식물 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위에 잔류물이나 노폐물이 쌓여 소화불량, 상복부팽만, 변비·설사 교대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고 설명됩니다. 담낭(쓸개)에 문제가 있으면 상복부 오른쪽 아래나 옆구리 쪽 불편감, 메스꺼움, 트림, 복부 팽만감 등을 자주 느낄 수 있습니다.
담석이 담낭이나 담도에 있으면 식후 통증이 심해지거나, 반복적인 소화불량과 함께 우상복부의 압박감·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화 관련 증상이 장기간 반복되면 소화기내과에서 초음파 등 검사를 통해 담낭·간·담도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 응급실을 가야 할까요?
아래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응급평가가 필요합니다:
- 급성이고 극심한 복통 또는 옆구리 통증(진통제로도 가라앉지 않는 경우)
- 고열·오한이 동반되며 전신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
- 구토를 동반해 음식·수분 섭취가 불가능한 경우
-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배뇨가 전혀 되지 않는 경우
- 피부가 노랗게 변하거나(황달) 의식 저하, 혼돈이 있는 경우
- 호흡곤란·흉통·가슴 압박감이 심한 경우
- 사지 힘이 빠지거나 배뇨·배변 조절이 되지 않는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한 경우
마무리 및 권유
오른쪽 옆구리 통증의 원인은 소화기·비뇨기·호흡기·근골격계·신경계 등 매우 다양합니다. 증상의 위치와 성격(찰싹거림·칼로 베는 듯한 통증·둔한 압박감 등), 동반 증상(발열, 구토, 배뇨 이상, 발진, 호흡곤란 등), 증상 시작 시점과 경과를 정리해 의사에게 설명하면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심하거나 진행이 빠른 증상이 있으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이나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고, 경미한 통증이라도 반복되거나 생활에 지장을 주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 확인과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